인간중심 상담의 치료과정 중 공감 이해 관련 경험 심리학 치료에 기반하여

진정성, 혹은 일치성은 상대방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가치다. 인간중심상담을 경유한 치료를 받을 때, 프라이버시를 중요히 여기고 높은 자존감을 지닌 내담자의 경우 의심을 가지고 상담자를 대할 수 있다. 그것은 곧 의심하고 견제하는 태도로 이어지며, 상담자를 믿고 신뢰하기보다는 신뢰하기 어려운 대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때 상담자는 자신을 믿고 신뢰할 수 있도록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렇게 자신이 상담을 위한 준비가 되어 있고, 그를 위한 자격이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설득했을 때 비로소 진정성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를테면, 스포츠를 전공한 내담자를 위해 상담자가 자신의 스포츠 경험이나 기록 등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진정성에 해당되는 예다. 나의 경우 상담 과정에서 과연 상담자가 내담자의 진단을 위한 모종의 전문성을 갖추었는가에 대해 의심하는 경우가 잦았는데, 이 과정에서 상담자는 자신의 상담 자격과 경험 등을 토대로 원활한 상담이 가능하다는 일치성을 보였으며 이는 곧 자신의 진정성을 나에게 납득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진정성을 보여주는 일은 곧 내담자인 나의 말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경험을 그대로 받아들여 도움을 주는 일로 이어졌다. 상담 과정에서 상담자의 진정성을 의심하며 상담 경과를 의심하고 있을 때, 상담자는 나의 말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며 믿어주었고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를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었다. 무조건적인 수용은 이처럼 자신감을 북돋고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는데, 다른 곳에서 털어놓았을 때 반대 의견에 부딪히거나 비판을 받았던 내용을 이야기해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오히려 더 추가적인 내용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는 차마 이야기하지 못했던 부정적인 내용들과 내면 깊숙한 곳에 있던 이야기들을 드러낼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이야기들은 곧 상담자의 즉각적인 공감 반응을 얻고, 이해를 얻을 수 있어 부정적인 이야기를 타인에게 발화했다는 죄책감과 부담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

 

나의 문제는 내 일과 관련된 것이었는데, 나는 일을 위한 동기가 저하된 상태였고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자신감도 크게 결여된 상황이었다. 또한 인간 관계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고, 이를 해결하지 못해 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던 상황이기도 했다. 나의 경우 혼자서 보낼 수 있는 자기만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사람이었지만, 교우관계나 가족관계에서 내게 지나치게 의지하는 경우가 있었고 이를 위하여 나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거의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는 곧 스트레스와 심리적인 문제로 이어졌지만, 차마 나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격상 이와 같은 내밀한 내용을 털어놓을 곳이 없었고, 그에 따라 심리적 문제는 팽창되던 와중이었다. 자존감이 높은 성격 때문에 내 스스로 일을 위한 동기나 자신감이 결여되어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스스로 납득하기 어려웠으며, 문제를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 찾으려고 했다. 또한 환경적인 문제도 있었으나 나 스스로는 그것을 환경에 의한 문제가 아니라 내 개인적인 문제로 축소시켜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담 과정에서 내 문제에 진정성 있게 공감하는 상담자를 통해 내가 자신의 문제를 왜곡시켜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며, 개인적 요인을 환경적 요인으로 전환하여 제대로 사고할 수 있게 되었다. 혼자서도 주어진 일을 잘 해결할 수 있고, 거기에 능숙한 개인적 성격이 이 경우 문제를 왜곡하고 실질적인 문제를 가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으나, 상담자의 공감하는 태도를 통하여 진정한 문제를 깨닫게 될 수 있었다. 나의 경우 타인이 나에게 기대하는 부분을 과도하게 의식하게 나 자신을 거기에 끼워 맞추려는 경향이 있었고, 어느새 나 스스로가 어떤 성격을 지니고 있는지, 그리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리적 문제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잊고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진정성과 긍정적 수용, 그리고 공감적 이해를 통한 인간중심상담 과정에서 나 자신의 문제를 새로이 자각하고 스스로를 들여다볼 수 있었으며, 결국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출처 및 참고문헌

 

이영희. (1994). 칼 로저스의 인간중심 상담이론의 철학적 함의. 한국심리학회지: 상담 및 심리치료, 6(1), 1-20.

 

김재원, 조은정, 임낙철. (2011). 청각장애 육상선수의 인간중심적 상담 적용 효과에 관한 단일 사례연구. 한국체육과학회지, 20(5), 483-497.

 

박병철. (2013). 사목상담 안에서 인간중심상담의 적용에 관한 연구. 신학전망, (181), 101-138.